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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햇살 아래 밀키와 루나의 낮잠 풍경

요즘 날씨가 정말 좋지 않나요?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찌나 따스한지,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음이 오더라고요. 이런 날은 우리 밀키랑 루나도 여지없이 햇살 냥이가 된답니다. 거실 창가에 깔아둔 보드라운 담요 위에 밀키가 대자로 뻗어 자고 있었어요. 하얀 털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데, 영락없이 솜뭉치 같아서 한참을 쳐다봤네요.
밀키는 정말 잠자는 자세도 가지가지예요. 어떤 날은 배를 홀랑 뒤집고 자고, 또 어떤 날은 앞발을 쭉 뻗고 세상 편한 표정으로 자거든요. 오늘은 뒷발 한쪽을 살짝 들고 자는 특이한 자세를 하고 있었어요. 혹시 불편한 건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살펴봤는데, 쌔근쌔근 숨소리만 들리는 게 정말 곤히 잠든 것 같더라고요.
루나는 밀키보다는 좀 더 구석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해가 잘 드는 곳은 맞는데, 밀키가 누워있는 담요 한쪽 끝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었어요. 러시안블루 특유의 은빛 털이 햇살을 받아서 반짝이는데, 밀키의 하얀 털과는 또 다른 예쁨이 있답니다. 루나는 잠귀가 밝은 편이라 제가 가까이 가니 슬그머니 눈을 떴다가, 제가 움직이지 않으니 다시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더라고요.
어제 오후에는 둘이 한참을 우다다 놀았거든요. 새로 사준 ‘깃털 낚싯대’를 루나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평소에는 무뚝뚝한 루나가 깃털만 보면 눈이 돌아가서 점프를 하더라고요. 밀키는 옆에서 루나가 낚싯대에 달려드는 걸 구경하다가, 자기도 한번 해보겠다고 냥펀치를 날리고 그랬어요. 그렇게 에너지를 다 썼는지, 오늘은 정말 평화롭게 낮잠을 즐기는 모습이었어요.
루나가 갑자기 꾹꾹이를 시작했을 때의 놀라움

평화로운 낮잠 시간, 저는 노트북으로 작업하다가 문득 고양이들을 봤어요. 그런데 글쎄, 루나가 밀키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가더니 조심스럽게 밀키의 옆구리에 얼굴을 비비는 거예요. 그러다가 갑자기 앞발로 ‘꾹꾹이’를 시작하는 거 있죠? 루나는 밀키보다 애교가 적고, 특히 꾹꾹이는 거의 하지 않는 아이거든요.
정말 깜짝 놀라서 하던 작업을 멈추고 지켜봤어요. 루나가 작은 소리로 ‘골골송’까지 부르면서 밀키의 배를 꾸욱꾸욱 누르는데, 밀키는 꿈쩍도 않고 자고 있더라고요. 밀키는 원래 잠귀가 어두운 편이라 제가 옆에서 청소기를 돌려도 잘 자는 아이거든요. 루나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하는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라,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답니다.
루나가 꾹꾹이를 하는 동안, 제 마음속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루나가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지난 3월, 처음 집에 왔을 때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구석에 숨어서 나오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밀키가 다가가면 하악질을 하면서 경계하기도 했고요. 그때는 두 아이가 이렇게 다정하게 붙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루나도 점차 마음을 열어줬고, 밀키도 동생을 잘 받아줬어요. 서로 그루밍을 해주고, 같은 그릇에 있는 물을 마시고, 때로는 장난치며 우다다를 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렇게 루나가 밀키에게 직접적으로 꾹꾹이를 해주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 제가 다 감동해서 눈물이 핑 돌 뻔했어요. 우리 루나가 정말 많이 편안해지고, 밀키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구나 싶어서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두 아이의 다른 성격, 같은 마음을 발견한 순간

밀키와 루나는 정말 성격이 극과 극이에요. 밀키는 ‘개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고 활발한 아이예요. 제가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서 부비고, 무릎 위에서 골골송을 부르는 걸 즐기죠. 새로운 장난감이나 간식에도 항상 호기심이 넘쳐서, 뭘 주든 일단 냄새 맡고 달려드는 편이거든요.
반면에 루나는 ‘도도한 고양이’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조용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에요. 제가 아무리 불러도 시큰둥하게 쳐다만 볼 때가 많고요. 낯선 사람에게는 절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숨어버린답니다. 간식도 아무거나 먹지 않고, 성분표를 꼼꼼히 따져서 고른 고급 간식만 겨우 맛보는 까다로운 입맛을 가지고 있어요. 지난달에 새로 사준 닭가슴살 트릿도 처음엔 냄새만 맡고 외면하더니, 제가 한참을 달래고 나서야 겨우 먹더라고요.
이렇게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아이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늘 저를 흐뭇하게 만들어요. 특히 잠을 잘 때 보면 꼭 둘이 붙어 자려고 한답니다. 한쪽이 자고 있으면 다른 한쪽이 옆에 가서 기대거나, 아예 서로 몸을 붙이고 자는 경우가 많아요. 따로따로 자는 날보다 같이 자는 날이 훨씬 많거든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안정감을 얻는 것 같아서, 제가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수의사 선생님도 예전에 그러시더라고요. 형제묘나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고양이들은 서로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요. 특히 루나처럼 경계심이 많은 아이들은 믿을 수 있는 다른 고양이가 있으면 훨씬 편안함을 느낀다고 하셨어요. 밀키 덕분에 루나가 이렇게 마음을 열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밀키에게도 너무 고맙답니다. 저도 두 아이를 보면서, 겉모습이나 성격이 달라도 결국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돼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얻는 큰 위로와 행복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니, 사실 제 일상은 규칙적이지 못한 편이에요. 밤샘 작업도 많고, 마감에 쫓길 때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거든요. 혼자 작업실에 앉아 있으면 어깨도 뻐근하고 마음도 좀 울적해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밀키랑 루나가 제게 다가와 큰 위로를 준답니다.
밀키는 제가 힘들어 보이면 꼭 무릎 위로 올라와서 ‘골골송’을 불러줘요. 따뜻한 체온과 부드러운 털을 느끼고 있으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루나는 무릎 위로 올라오진 않지만, 제가 작업하는 의자 뒤편으로 와서 조용히 앉아 있거나, 제 발치에 와서 살짝 몸을 기대고 쉬거든요.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제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답니다.
지난 겨울, 정말 마감이 겹치고 일이 너무 많아서 며칠 밤낮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작업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정말 몸도 마음도 지쳐서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근데 그때 밀키가 제 키보드 위로 올라와서 제 얼굴을 툭툭 치면서 애교를 부리는 거예요. 루나도 제 책상 아래에 와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내야지’ 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더라고요.
고양이들이 주는 행복은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이렇게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이 모여서 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니까요. 두 아이의 장난기 가득한 눈빛, 저를 향한 애정 어린 몸짓, 그리고 오늘처럼 평화로운 낮잠 풍경까지. 이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는 세상 어떤 보물보다도 소중하고 값진 것이랍니다.
걱정 많은 엄마의 마음,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라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슬그머니 피어오른답니다. ‘혹시 어디 불편한 곳은 없을까?’, ‘이 사료가 정말 괜찮을까?’ 같은 생각들이요. 특히 루나는 지난주에 사료를 좀 덜 먹어서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맘 카페에서 ‘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을 때 대처법’을 밤새도록 찾아봤거든요. 다행히 다음 날부터 다시 잘 먹기 시작했지만,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해요.
그래서 저는 늘 아이들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고, 사료도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서 고른답니다. ‘이 가격이면 솔직히 좀 비싼데…’ 하고 망설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는 걸 보면 결국에는 지갑을 열게 되더라고요. 수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봐서 영양제도 챙겨 먹이고 있고요.
밀키와 루나가 제 옆에서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할지 다시 한번 느끼게 돼요. 언젠가는 나이가 들고 아플 수도 있겠지만, 그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어요. 맛있는 간식도 많이 주고, 새로운 장난감도 실컷 사주고, 무엇보다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주면서 행복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답니다.
오늘처럼 햇살 좋은 오후, 밀키와 루나가 제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이 평화로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삶에 찾아와 준 두 천사 덕분에, 저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집사가 된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 앞으로도 건강하고 밝게 무럭무럭 자라주렴. 엄마는 늘 너희 편이야!